조정안을 제시하면 당사자들이 수락하거나 거부하는 것을 결정하는 조정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양측 의견을 바탕으로 조정위가 ‘중재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이 핵심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문제를 10년만에 해결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백혈병 피해자 및 반올림측은 반도체조정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공개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른바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측과 벌여 온 10년 분쟁이 이르면 9월, 또는 10월에 마침표를 찍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조정위원회 제안을 수용하기로 한 가운데 피해자 측 시민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도 이 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힌데 따른 것이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인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발병과 관련한 문제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공개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21일 통보했다.

조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양측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제안서’를 각각 발송했다. 또한 조정위원회의 이 공개제안은 일종의 최후통첩이다. 지금까지는 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조정안을 제시하면 당사자들이 수락하거나 거부하는 것을 결정하는 조정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양측 의견을 바탕으로 조정위가 ‘중재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위원회는 삼성과 반올림 어느쪽이라도 제안을 거부하면 조정위원회가 더이상 활동할 수 없다는 최후통첩을 내놓으며 양측을 압박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는 조정위의 중재안 내용과 상관없이 무조건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전날 조정위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반올림 측도 조정위원회의 최후통첩을 수용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금까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1000일 이상 농성을 벌여오고 있다.

조정중재안에는 삼성전자가 사과하고 대신 반올림은 서초사옥앞에서 벌여온 농성 해제하고 새로운 질병에 대한 보상 안과 반올림 피해자에 대한 보상안 등 재발방지와 사회공헌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합의를 이룬다면 조정위는 오는 10월까지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할 방침이다. 지난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 씨의 백혈병 사망 이후 이어진 10년간 분쟁이 마침표를 찍게 될 전망이다.

조정위 최후통첩을 삼성이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로 한 것은 지난 2월 항소심 집행유예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이후 삼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 회복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고 10년 이상 끌어오고 있는 백혈병 피해자 지원 단체와의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인도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경영복귀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으로서는 백혈병 문제를 푸는 것은 최우선 해결 과제중 하나로 남아있었다. 조정위원회는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9월 말이나 10월 초까지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렇게 될 경우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근로자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된 ‘삼성 백혈병 논란’은 10년만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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