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가 살던 4만1700년전에 얼어 얼음속에 갇힌 선충을 되살려 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러시아 과학자들이 매머드가 살던 4만1700년전에 얼어 얼음속에 갇힌 선충을 되살려 내는 데 성공했다. 빙하기 때 얼어붙었던 벌레가 4만2000년 만에 살아나 인간의 냉동인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4만 년 동안 얼어있던 선충 두 마리가 해동 후 되살아난 모습(사진:도클라디 바이오로지컬 사이언스)
사진은 4만 년 동안 얼어있던 선충 두 마리가 해동 후 되살아난 모습(사진:도클라디 바이오로지컬 사이언스)

26일자 사이베리안 타임스는 26일(현지시각) 과학자들이 홍적세(洪積世)시대의 얼음에서 2개의 선충(線蟲)을 발견해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선충은 털북숭이 매머드와 같은 시대에 살았으며 이후 동면에 들어갔지만 현대 과학 실험실의 배양접시에서 다시 깨어났다. 또 다른 보고를 인용, “이들 선충은 해동 후 생명의 기운을 보였다. 이들은 움직이고 먹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매머드 시대 이후로 이들을 감금했던 얼음을 녹인 후 두 선충을 살려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들은 이 실험이 ‘다세포 생물의 장기 생존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우주생물학 및 냉동보존술 분야에서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학소설(SF)과 현실의 간극을 메워주는 냉존보존술은 시체를 얼린 후 생체시간을 멈추고 원하는 시간에 맞춰 사람들을 깨어나게 하려는 기술적 시도다. 냉동보존술의 최종 목표는 SF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장기간 행성 간 탐사를 허용할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을 최장 수백년 동안 냉동시켜 놓는 것이다.

홍적세 선충들은 러시아 모스크바 근처에 있는 ‘토양 과학의 물리 화학적 및 생물학적 문제 연구소’의 실험실에서 페트리 배양접시에서 되살아났다. 러시아 연구팀은 미국 프린스턴대 지구과학자들과 함께 300개 이상의 냉동된 벌레들을 분석해 적합한 후보자를 찾았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단지 2마리만이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중 하나는 지난 2015년 알라제야(Alazeya)강 근처에 있는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됐으며, 약 4만1700년전에 살았던 것으로 믿어진다. 또다른 하나는 지난 2002년 콜 마리 강 하류에 있는 던바니 야르(Duvanny Yar) 노두에 있는 선사시대 다람쥐 굴에서 채취된 것으로서 약 3만2000년 전에 살았다. 이들 위치는 멸종된 빙하기 털복숭이 매머드의 북극 서식지를 재현하려는 실험적인 프로젝트인 훙적세 공원 지역과 가까이 있다. 두 지역 모두 러시아의 가장 추운 지역으로 유명한 야쿠티아에 있다.

국제 연구 팀에 따르면, 이 획기적인 진전은 ‘다세포 생물이 천연 저온 보존 상태에서 수만년간 생존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또 연구진은 독레이디 바이오로지컬 사이언스 보고서에서 “이 능력은 홍적세 선충류가 저온 의, 저온 생물학 및 우주생물학과 같은 과학 분야와 관련해 과학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중요한 적응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 성과와는 별개로 영구 동토대가 녹으면 그 안에 있던 고대 병균이 퍼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럼 냉동보존술은 어떤 기술로? 우선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몸에 부동액을 주입한다. 신체를 영하 196°C로 냉동시켜 의술이 발전해 환자를 소생시킬 수 있을 때까지 냉동 상태로 보존된다.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앨코(Alcor)사와 미시건주에 있는 크라이오닉스 인스티튜트가 냉동보존술을 수행하는 대표기업이다. 미국 밖에서는 러시아 회사 크라이오러스(KrioRus)와 앨코의 포르투갈 연구소가 있다. 최초의 냉동인간은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심리학교수였던 베드포드 박사로서 1967년 1월 사망후 냉동보존 처리돼 소생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신체는 1991년 이후 앨코에 보관돼 있다.

러시아 회사 크라이오러스(KrioRus)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회사 크라이오러스(KrioRus) 홈페이지 캡처

이는 법적 사망이 선언된 이후에만 냉동보존 절차가 진행될 수 있으며,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심장이 멈춘 지 2분 이내에 시작하는 것이며 15분 이내여야 한다고 한다. 몸은 얼음으로 포장되고 혈액 응고를 줄이기 위해 화학 물질이 주입되며, 냉동장치에서 신체는 0℃ 바로 위까지 냉각되고 혈액은 신체 기관을 보존해 주는 용액으로 대체된다. 몸체에는 기관 및 조직에 얼음결정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또다른 용액이 주입된 후 영하 130°C로 냉각되며, 마지막 단계는 영하 196°C인 액체 질소 탱크의 용기에 몸체를 넣는 것이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이는 심장 및 신장과 같은 장기는 성공적으로 냉동 및 해동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신체와 뇌가 돌이킬 수없는 손상을 입지 않고서 해동될 가능성은 훨씬더 적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 소요비용은 얼마나 들까? 냉동보존연구소(Cryonics Institute)가 전신 냉동 보관을 위해 회원들에게 매기는 금액은 3만5000달러(약 3915만원)부터 시작되며, 이 회사와 경쟁사인 앨코는 20만달러(약 2억2370만원)를 청구하고 있지만 크라이오러스는 3만7600달러(약 4205만원)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냉동인간이 소생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일 것이다. 현재 전세계 3개 냉동보존술 회사에 300명의 신체가 냉동 보존돼 있고 냉동보존을 위해 대기중인 사람도 3000명에 이르며, 냉동보존술 회사는 냉동인간이 소생하려면 수십년 또는 수백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학 전문가들은 일단 세포가 얼어붙어 버섯 모양으로 바뀌면 생체 조직으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스크램블드 에그를 날 달걀로 되돌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하지만 최근 혁신적으로 진화하는 인공지능(AI)을 보고 있자면 가까운 미래에는 아마도 그 상상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저작권자 © 인공지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