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 담으면 정산 끝…확산되는 ‘무인정산’
바구니 담으면 정산 끝…확산되는 ‘무인정산’
  • 최창현 기자
  • 승인 2019.07.04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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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이 운영하는 무인 슈퍼마켓 ‘아마존 고(Amazon Go)’(사진:아마존 고 영상캡처)
아마존닷컴이 운영하는 무인 슈퍼마켓 ‘아마존 고(Amazon Go)’(사진:아마존 고 영상캡처)

긴 줄에 서서 쇼핑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물론 그런 쇼핑객은 없을 것이다. 매장에서 쇼핑할 때 불편하고 짜증나는 일 중 하나가 계산대 앞 줄서기이다. 그래서 소매업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세계 곳곳의 쇼핑센터나 편의점에 여러 방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동향 전문 분석기업인 CB인사이트는 최근 ‘세계 소매업계에서 무인계산대의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제의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쇼핑객이 계산대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직접 정산하는 ‘셀프 계산’ 방식의 무인계산대에 이어 계산대조차 통하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자동 정산하는 100% 무인계산대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새로운 바람은 소매 매장의 운영뿐 아니라 소비재 제조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구매자의 구매 행동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고 그에 근거해 제품 개발과 생산을 포함해 사업 전략에 새롭게 짤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처음에 등장한 무인계산시스템은 구매자가 직접 정산하는 ‘셀프 정산’으로, ‘1달러 숍’인 미국 달러 제너럴과 ‘5달러 숍’인 파이브 빌로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셀프 정산’보다 사용의 편리성이 한 차원 높은 무인계산대도 등장했다. 한 예로 편의점 천국인 일본에서는 최근 패밀리마트가 카메라로 상품을 스캔하고 얼굴인식기술을 사용하여 결제하는 ‘자동 정산’ 매장을 요코하마 시에 냈다. ‘셀프 정산’을 무인계산대 ‘1단계’라고 하면 모바일 단말기를 사용한 ‘자동 정산’은 무인계산대 ‘2단계’인 셈이다. 이것은 구매자가 선택한 상품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정산하는 방식이다.

‘자동 정산’의 선구자는 미국 월마트 계열사인 샘즈 클럽으로 수 년 전에 ‘스캔 앤 고(scan and go)’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슈퍼마켓인 미국 HEB와 영국 세인즈베리, 대형 드럭스토어인 미국 월그린즈 부츠, 편의점체인인 세븐일레븐 등이 이 시스템을 시도하고 있다.

소매 업체는 무인계산대 도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여전히 초기 단계의 과제에 매달려 있다. 문제의 하나는 매장을 나올 때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구매자의 불안감이다. 그 해결책의 하나로 월마트 캐나다는 최근 ‘자동 정산’을 이용하는 쇼핑객을 위한 전용 레인을 설치한 콘셉트 매장을 오픈했다.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귀찮은 점도 문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샘즈 클럽은 구매자가 제품의 사진을 촬영하는 도구를 시험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무게가 제각각인 상품이나 알코올 등의 상품에 관한 것이다. 미리 포장해 두는 신선식품을 늘리거나 연령 확인을 위해 이미지 인식 기능을 갖춘 자동판매기에서 ID를 스캔해 받거나 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

모바일 단말기를 사용한 자동 정산은 세세한 점까지 해결되고 있는 가운데 무인계산대의 ‘3단계’ 진화도 진행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 ‘자동 정산’에서 ‘그냥 걷기’로의 이행이다. 이와 관련, 많은 기업이 머신비전, 사물인터넷(IoT), 전자태크(RFID)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정산 프로세스의 진화에 매달리고 있다.

아마존닷컴이 운영하는 무인 슈퍼마켓 ‘아마존 고(Amazon Go)’(사진:아마존 고 영상캡처)

3단계 무인계산대의 대표적인 예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다. 아마존 미국 시애틀 본사에 위치하고 있는 이 매장은 주로 식료품을 취급하는데 계산대는 물론 계산원도 없다. 구매자는 사고 싶은 상품을 들면 천장에 달린 수많은 카메라와 블랙박스 센서(저스트 워크 아웃 테크놀로지)들이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선택했는지 자동 감지하고 앱에 연결된 신용카드로 비용을 청구한다. 쇼핑을 하다가 골랐던 물건을 다시 진열대에 가져다 놓으면 계산에서 제외되며 반품이나 환불도 앱을 통해 가능하다. 다만 인공지능이 판독하는 데 제한이 있어 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인원수는 50~60명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한편, 무인계산대는 소매 업체의 노무 계획에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재고를 시각화하여 재고를 관리하기 쉽게 한다. 하지만 점포의 운영은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다. 소비재 제조업체들도 무인 계산대로의 전환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구매자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점이다. 모바일계산이나 무인계산대 기술이 확산되면 상품 매출 관련 정보의 종류가 세분화되고 더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소매 업체들은 쇼핑객이 선반에서 무엇을 선택하고(초기 단계에서는 무엇을 스캔했는지) 그 후 무엇을 돌려놓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판매가 된 상품과 선반으로 돌아온 상품과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제품이 선택되었는지를 추적하고 제품 범주별로 전반의 관계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쇼핑객이 매장에서 이동한 거리 등 행동 전체를 더 깊이 알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업체들은 광고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이 데이터에 접근하고 충분히 활용하는 기업은 경쟁사를 앞설 것이다.

두 번째는 충동구매의 위치가 분산된다는 점이다. 계산대 대기 행렬은 없어지기 때문에 그 주위에 있던 상품은 전략적으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제품은 반찬 코너나 인터넷 주문 상품을 수취하는 카운터, 휴게실이나 대합실의 자동판매기 등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셋째는 영수증이나 쇼핑백이 더 중요해진다는 점이다. 전화로 한 특별주문 등은 보다 개별화되는 한편 광고 게재 장소(위치)가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플렉스엔게이지(flexEngage)이 제공하는 영수증에 인쇄된 쿠폰, 미국 IDR마케팅 파트너의 장바구니 광고 등은 그 일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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