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기업에 최대 1억 달러 이상 투자

최근 스타트업 시장에서 이슈가 된 자금의 출처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소프트 뱅크그룹(SBG)가 주도하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다. 사우디아리비아 등과 함께 조성한 1000억 달러(약 115조 8천억원)나 되는 자금을 기반으로 유망 스타트업 기업에 잇따라 거액의 출자를 결정하고 있다.

투자 기업 대부분은 주식공개가 안 된 신생 기업들이다. 스타트업 기업이나 벤체캐피탈 등의동향을 조사, 분석하는 CB인사이트는 공개 데이터와 보도를 바탕으로 SBG의 투자를 업종별로 분류해 정리했다. 그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손 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사진:본지DB)

손정의(일본 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SBG는 2017년 이후 90개가 넘는 기업의 100건 이상의 안건에 556억 달러(약 63조 원) 정도를 투자했다. 모든 분야의 테크놀로지 기업에 대해 많은 경우에서 1회의 자금조달 라운드 당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비전 펀드’가 대부분이다. SBG의 지난 2년간의 투자를 업종별로 보면, 상위 5개 분야는 핀테크, 전자상거래(EC), 기업 대상 서비스, 모빌리티, 부동산이다.

손 회장이 이끄는 SBG는 2017년 이후 90개가 넘는 기업의 100건 이상의 안건에 556억 달러(약 63조 원) 정도를 투자했다.

자동차·모빌리티

투자 건수로 SBG가 가장 많이 투자한 분야는 자동차·모빌리티이다. 비전 펀드는 미국 우버 테크놀로지나 중국 디디추싱(滴滴出行) 등 차량 공유 서비스 분야의 12개 기업에 출자하고 있다. SBG 산하의 다른 펀드도 싱가포르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인 그랩(Grab), 인도의 오라캡(Olacabs), 브라질의 99 등에 복수 투자하고 있다.

그렇지만 차량 공유 서비스보다 훨씬 건수가 많은 것은 자동차 분야 자체에 대한 투자이다. 2018년 11월에는 자율주행 배달 중에 피자를 만들어내는 미국 줌피자(Zume Pizza)에 3억 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줌피자의 비즈니스모델은 현재 자동으로 피자를 제조하고 배달하는 일로 한정돼 있지만, SBG는 회사를 미래 물류의 한 형태로 간주하고 있다.

줌피자는 피자 로봇을 활용한 피자 제조 공정을 완성시키면 다른 식품으로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자동 주방이 거리를 돌아다니게 되면 이 방식은 식당의 배달 업무를 대체할지도 모른다.

SBG가 최근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미국 뉴로(Nuro)에 9억4000만 달러(약 1조 881억원)를 투자한 것을 결부해 판단하면 줌피자에 대한 투자는 보다 전략적인 의미를 갖는다. 뉴로는 현재 식료품 등의 배달을 추진하고 있다.

뉴로는 줌피자와 마찬가지로 자사 기술의 용도를 식료품 배달로 한정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자율주행 장거리 트럭과 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 서비스

SBG의 또 다른 중점 분야는 기업용 서비스이다. 기업 업무의 효율화를 지원하는 스타트업 기업 13개사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오토메이션 애니웨어(Automation Anywhere)는 데이터 입력에서 고객서비스까지 기업의 간단한 사무를 자동화하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다루고 있다.

RPA는 효율을 높이고 인적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분야로, 많은 업계에서 사무비용을 대폭 삭감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SBG는 지난해 11월, 오토메이션 애니웨어에 3억 달러(약 3473억원)를 투자했다.

SBG는 지난달에 물류 스타트업 기업인 미국 플렉스포트(Flexport)가 실시한 10억 달러(약 1조 1575억원) 자금 조달에 참가했다. 플렉스포트의 기업 평가액은 32억 달러(약 3조 7천억원)를 기록했다.

전자상거래(EC)

SBG는 EC 분야 투자에서는 다른 분야보다 지역성을 중시하고 있다. 지역마다 ‘키 플레이어’를 확실히 파악하고 그 기업에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쿠팡, 인도 플립카트(Flipkart), 인도네시아 토코피디아(Tokopedia) 등에 대한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쿠팡과 토코피디아는 각 나라의 최대 EC기업이고, 플립카트도 미국 아마존닷컴과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SBG는 또 ‘카테고리 킬러’로 불리는 특정 분야에 사업을 집중하는 이른바 ‘카테고리 킬러’로 EC 기업에 출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의 아기 용품 판매 사이트 퍼스트크라이(FirstCry)는 지난 1월에 실시한 자금 조달에서 SBG로부터 1억5000만 달러(약 1736억원)의 출자를 받았다. 기업 평가액은 8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핀 테크

SBG는 다양한 핀테크 기업과 보험사에 투자하고 있다. 예로, 미국 소파이(SoFi)와 캐비지(Kabbage)를 들 수 있다. 두 회사는 모두 대출을 주 사업으로 하는 신생 기업이다. 소파이는 개인대출이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전개한다. SBG는 소파이2017년 2월에 실시한 자금조달(5억 달러)에 참가했다. 캐비지는 소상공인 전문 대출 업체다. SBG는 캐비지가 2017년 8월에 실시한 자금 조달(2억5000만 달러)에 참가했다. SBG는 앞서 2015년에도 캐비지에 출자했다.

보험 업계로는, 보험 비교 사이트 운영 기업인 인도 폴리스바자(PolicyBazaar)나 주택 임대 자 관련 보험 응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국 레모네이드(Lemonade)에 출자하고 있다.

이밖에 인도의 결제앱 ‘페이(Pay)tm’의 모회사인 원(One)97 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SBG의 부동산 분야 투자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사무실 공유 사업을 다루는 미국 위워크(WeWork)와 그 관련 회사에 들어간 총 7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이다. SBG는 위워크의 자금조달 라운드에 4번 참여했고, 전환사채, 회사채 매입, 융자 등의 방법으로도 투자했다. 위워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자회사인 위워크차이나, 위워크재팬, 위워크퍼시픽 3사의 자금조달도 주도하고 있다.

위워크는 SBG의 투자를 발판으로 기업 평가액이 470억 달러(약 54조 4천억원)로 세계 굴지의 규모를 자랑하는 비공개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위워크가 최근 실시한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SBG의 출자액은 예상을 크게 밑도는 20 억 달러(약 2조 3천억원)에 그쳤다. 미국 등에서 나온 보도로는, SBG는 이미 200억 달러(약 23조 1500억원)를 들여 위워크의 지분 50% 이상을 취득한 상태이다. 그런 점에서는 20억 달러는 비교적 거액의 투자로 볼 수 있다.

SBG는 또 건설 분야 스타트업 기업인 미국 카테라(Katerra) 친환경 스마트 유리를 다루는 미국 뷰(View), 부동산 중개 기업인 미국 컴퍼스(Compass)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등에도 광범위한 투자

SBG의 투자는 앞서 언급한 5대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AI)을 무기로 하는 다양한 신생 기업에 투자를 펼치고 있다. 스마트시티도 그 중 하나다. 자율주행 차량과 스마트 물류에서 스마트 주차, 모든 물건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IoT 센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모빌리티의 경우, 자율주행 기술만으로는 사람이나 물건을 ‘제대로’ 이동시킬 수 없다. 그래서 실시간 교통데이터를 사용하여 이용자의 이동 경로를 관리하는 미국 맵박스(Mapbox)에 출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시티는 교통 흐름을 최적화하여 차량의 움직임을 관리하고 거리의 물건이나 사람의 흐름을 개선, 교통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맵박스는 2017년 10월에 실시한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SBG 이외에 미국 벤처캐피탈 DFJ그로스, 파운드리그룹, 슬라이브 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1억6400만 달러(약 1898억원)를 조달했다.

SBG는 또 스마트파킹 앱을 운영하는 미국 파크조키(ParkJockey)에 출자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기술을 사용하면 운전자를 신속하게 유도하고 불필요한 혼잡을 완화하고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의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SBG는 미국 크루즈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과 미국 나우토(Nauto) 등 여러 자율주행 스타트업 기업에도 출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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