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조작하는 '뇌 신경회로 무선 제어' 기술 개발
스마트폰으로 조작하는 '뇌 신경회로 무선 제어' 기술 개발
  • 최광민 기자
  • 승인 2019.08.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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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정재용 교수팀, 스마트폰 앱 조작을 통해 약물과 빛을 뇌 특정 부위에 전달함으로써 신경회로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뇌 이식용 무선 기기를...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장기간의 동물 실험이 필요한 신약 개발뿐 아니라 치매, 파킨슨병 등 뇌 질환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정재웅 교수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광유전학(optogenetics)과 신경약물학(neuropharmacology)은 주변 신경회로에 영향을 주지 않고 목표로 하는 뉴런(neuron)이나 신경회로만을 빛 또는 약물, 혹은 그 둘의 조합을 이용하여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존의 전기자극을 활용한 방법(electrical stimulation)에 비해서 훨씬 더 높은 시공간적 해상도(high spatiotemporal resolution)를 가지고 목표 신경회로를 선택적으로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뇌 연구 및 뇌 질병 치료 목적으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뇌 연구에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디바이스(device)는 크기 (광섬유: 125-200 μm, 금속 약물주입관: 250-500 μm)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뇌조직을 크게 손상시키고, 정교한 선택적 신경회로 제어가 어려우며, 하나의 다기능성 프로브(probe) 형태로 구현이 힘들다.

정 교수팀이 개발한 디바이스가 이식된 쥐의 모습
정 교수팀이 개발한 디바이스가 이식된 쥐의 모습

또한 기존 디바이스는 실리카(silica)와 금속 등 고강성 재료로 제작되기 때문에 부드러운 뇌조직 (E ~ 0.1-6 kPa)과 딱딱한 디바이스 (E > 150 GPa) 사이에 큰 기계특성적 간극을 야기하고,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염증반응을 악화시키고 신경교질반흔이나 무신경세포현상을 만들기 때문에 장기간 이식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연구실에서 쓰이고 있는 광섬유, 약물주입관 등은 동물 뇌에 이식 후 외부기기(예: 레이저, 약물 펌프)에 선이 연결된 형태로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동물의 자유로운 행동을 크게 제약하며, 따라서 복잡한 행동 연구나 자연스런 환경에서 뇌기능을 연구하기 어렵게 한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 KAIST(총장 신성철)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와 미국 워싱턴대(University of Washington) 마이클 브루카스(Michael Bruchas) 교수 공동 연구팀이 스마트폰 앱 조작을 통해 약물과 빛을 뇌 특정 부위에 전달함으로써 신경회로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뇌 이식용 무선 기기를 개발했다.

스마트폰앱을 이용한 마이크로 LED 컨트롤
스마트폰앱을 이용한 마이크로 LED 컨트롤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장기간의 동물 실험이 필요한 신약 개발뿐 아니라 치매, 파킨슨병 등 뇌 질환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연구팀은 기존 뉴럴 인터페이스용 도구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초정밀 마이크로 공정기술, 전달인쇄기술, 그리고 생체직접형 임베디드 시스템 기술을 이용한 초소형, 무선 유연성 뉴럴 디바이스를 제작한 것으로 이 디바이스는 초미세 유체 채널(microfluidic channel)과 마이크로 LED 그리고 교체가능한 약물 카트리지(drug cartridge)를 이용하여, 빛과 약물을 뇌에 정교하게 장기간 전달가능하도록 디자인하고, 블루투스 기반의 무선 회로와 결합하여 스마트폰앱 조작을 통해 누구든 쉽게 디바이스를 컨트롤 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다.

이상적인 약물전달 디바이스는 임플랜트 후 추가적인 수술없이 장기간에 걸쳐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금속으로 된 주사기 형태의 약물주입관이 갖는 일회성 약물전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필요시 쉽게 교체될 수 있는 약물 카트리지 개발로 이는 레고 블럭의 조립원리를 이용하여, 유체 채널이 내재되어 있는 남성형과 여성형 레고 모양의 디바이스 파트들이 쉽게 조립/분리될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됐다. 약물 카트리지는 마이크로 전기 히터에 발생시킨 열을 이용, 폴리머를 팽창시킴으로써 약물을 분출시키는 유체 펌프를 내재하도록 설계하고, 이를 여성형 레고 모양의 유체채널과 결합하여 구현했다.

개발된 뇌 이식용 무선 디바이스
개발된 뇌 이식용 무선 디바이스

개발된 뉴럴 디바이스의 기능은 동물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쥐의 뇌에 디바이스를 임플랜트하고 특정 뇌 신경회로를 무선 디바이스를 통해 제어함으로써 쥐 행동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무선 약물 전달을 통한 뇌 제어 검증을 위해, 이 디바이스를 쥐의 뇌 보상회로에 이식한 후 도파민 활성 약물과 억제 약물이 든 카트리지를 디바이스와 결합, 그 후 간단한 스마트폰앱 컨트롤을 통해 원하는 타이밍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의 행동을 도파민 활성 약물을 이용하여 더욱 증가시키거나, 도파민 억제 약물을 전달하여 억제시키는데 성공했다.

또한 빛과 약물 모두를 이용한 뇌 제어 기능 검증을 위해, 쥐의 뇌에서 장소 선호도를 유도할 수 있는 부위에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주입하여 신경세포가 빛에 반응하도록 처리해 쥐가 특정 장소로 이동하였을 때 마이크로 LED를 켜 빛 자극을 줌으로써 쥐가 그 장소에 계속 머물고 싶게 만들 수 있었다. 반대로, 약물전달을 통해 뇌 신경회로를 제어함으로써 쥐의 특정 장소 선호도를 없애는데도 성공했다.

정 교수는 “빛과 약물을 이용한 신경회로 제어는 기존의 전기자극 방법보다 훨씬 더 정교해 부작용 없는 뇌 제어가 가능하다”라며 “개발된 기기는 간단한 스마트폰 조작으로 뇌의 특정 회로를 빛과 약물을 이용해 반복적, 장기적으로 무선 제어가 가능해 뇌 기능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나 향후 뇌 질환의 치료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정 교수 연구팀의 김충연, 변상혁 박사과정(왼쪽부터)
이번 정 교수 연구팀의 김충연, 변상혁 박사과정(왼쪽부터)

특히,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 두개골 내에 완전히 이식할 수 있고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형태로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확장 연구를 계획하고 있으며, 개발된 뉴럴 디바이스가 간단한 스마트폰 조작으로 뇌의 특정 회로를 빛과 약물을 이용해 반복적, 장기적으로 정교하게 무선 컨트롤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였으며, 이러한 기능은 뇌 기능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나 향후 뇌질환의 치료에도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라자 콰지(Raza Qazi, 1저자), 김충연, 변상혁 연구원이 개발하고 워싱턴대 신경과학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의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8월 6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 Wireless optofluidic brain probes for chronic neuropharmacology and photostimu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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