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은 ‘2019년을 대표하는 과학연구’로 세계 최초로 포착한 ‘블랙홀 영상’ 등 12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사진=언스플래시
영국 가디언은 ‘2019년을 대표하는 과학연구’로 세계 최초로 포착한 ‘블랙홀 영상’ 등 12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사진=언스플래시

저물어가는 2019년, 올 한 해를 대표할 만한 과학연구는 무엇일까?

영국 언론매체 가디언은 올해 발표된 수많은 과학적 연구 가운데 12가지를 선정해 ‘2019년을 대표하는 과학연구(The science stories that shaped 2019)’라는 이름으로 묶어 최근 보도했다. 12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지구온난화 관련 연구

2018년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라는 점을 보여주는 ‘1.5℃ 특별보고서’를 발표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30년까지 약 45% 삭감하고 2050년경에 제로(0)로 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19년의 기록적인 무더위로 지구온난화에 대해 큰 관심이 모아진 결과, 2019년에는 온난화에 관한 연구가 다수 발표됐다. 빙하가 지금까지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녹고 있다는 연구와 지구온난화는 농업·어업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조사 결과, 심지어 지구온난화로 조산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도 등장했다. 다양한 관점에서 지구온난화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2. ‘북극해 얼음’ 조사

2019년 9월, 기후 변화의 영향을 규명하고자 19개국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조사단이 독일 연방 교육연구부 소유의 쇄빙선 ‘폴라스테른(Polarstern)’에 탑승해 북극으로 향했다. 이 조사는 ‘다분야에 걸친 북극기후연구를 위한 학술적 연구(MOSAiC)’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는데, 북극탐사 역사상 최대 규모다. 연구는 1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데,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북극 기후에 관해, 새로운 빛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 세계 최초 ‘블랙홀 영상’ 공개

2019년 4월 10일, 지구상에 있는 8기의 전파망원경을 결합한 국제 협력 프로젝트 ‘이벤트 호라이즌 텔레스코프(Event Horizon Telescope)’에 처녀자리 은하단의 타원 은하 ‘M87’의 중심부에 위치한 거대한 블랙홀의 영상이 최초로 잡혔다.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그 질량은 태양의 65억배. 연구팀은 앞으로 더 많은 전파망원경을 추가해 보다 선명한 이미지와 동영상을 촬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4. 획기적인 에볼라 치료제 2종 등장

2018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시작된 에볼라 전염은 약 1년간 16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냈다. 그러던 중 2019년에 기존의 치료제보다 사망률을 더 낮출 수 있는 신형 에볼라 치료약이 2 종 등장했다.

이 신형 치료약이 에볼라에 시달리는 콩고민주공화국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5.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호모사피엔스의 화석 발견

2019년 7월, 그리스의 동굴에서 발견된 화석이 아프리카를 제외하고는 가장 오래된 약 21만년 전의 호모사피엔스의 뼈로 판명됐다. 종래는 아프리카 대륙의 유인원이 유럽 대륙에 도달했던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5만년 전으로 추정돼 왔는데, 이 발견으로 호모사피엔스의 유럽 도달시기는 16만년 앞당겨졌다.

6. ‘인간 게놈 편집’ 논의 활발

2018년 11월, 중국 과학자 헤 지안쿠이 씨가 “게놈 편집으로 HIV 내성을 가진 쌍둥이를 낳았다”고 발표했다. 이 보고를 계기로, 2019년에는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변경하자는 논의가 활발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새로운 위원회를 조직하고 질병의 치료·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게놈 편집에 관한 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의 과학자 헤 지안쿠이 씨에 대해선, “행방불명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실험 자체도 실패해 “의도하지 않은 돌연변이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있다.

7. 노벨상 화학상을 수상한 ‘리튬이온배터리’

미국 텍사스오스틴대의 존 굿이너프 교수와 빙햄턴 뉴욕주립대의 리차드 휘팅엄 교수, 일본의 화학회사 아사히카세이의 요시노 아키라 박사가 2019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수상했다. 시상의 대상이 된 연구는 ‘리튬 배터리’에 관한 것으로, 굿이너프 교수와 휘팅엄 교수의 아이디어를 요시노 박사가 실현시켜, 수상자는 3명이 됐다. 리튬이온전지는 지금 세계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스마트폰 등의 휴대용 전자기기에 장착돼 있다.

8. 마다가스카르 현상이 ‘인간의 영향’ 부각

세계 생물 다양성의 약 5%가 존재한다는 마다가스카르에서는 기후 변화, 외래종의 침입, 인간에 의한 동물의 남획과 농업 확대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보호 구역이 존재하지만, 2019년 11월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1만2000개 이상의 보호구역과 비보호구역을 조사했더니, 비보호구역보다 보호구역에서 ‘인간의 영향력의 증가’가 현저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호구역 관리’에 치중해야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9. 숨바꼭질 좋아하는 쥐

독일 훔볼트대학 연구팀이 ‘쥐 숨바꼭질 규칙을 기억할 수 있고 숨바꼭질 자체를 즐기며 논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숨바꼭질은 동물의 놀이에서 매우 복잡하다는 점이나, 쥐는 먹이 등의 ‘보상’이 없어도 기꺼이 숨바꼭질 놀이를 즐긴다고 지적하고 “인간이 노는 방법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고 밝혔다.

10. 노벨 생리의학상 연구 ‘저산소 응답 메카니즘의 규명’

2019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저산소 응답’의 메카니즘을 밝힌 미국 하버드대 데이나파버 암연구소 윌리엄 케일린 교수,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 피터 랫클리프 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 그레그 서멘자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저산소 응답은 ‘산소가 충분한지 없는지를 세포가 감지하는 메커니즘’으로 서멘자 교수는 이 반응을 제어하는 분자가 ‘HIF-1α’ ‘ARNT’라는 2개의 복합 단백질임을 밝혀냈다.

11. 이스라엘의 달 탐사기 ‘베레시트’

‘베레시트(Beresheet)’는 이스라엘의 민간우주단체 ‘스페이스IL(SpaceIL)’이 개발한 달 탐사선이다. 베레시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넓은 관심을 모아 다수의 지원금으로 완성됐다. 이렇게 국가가 관여하지 않는 민간단체가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도전하는 일이 진행됐다. 베레시트는 2019년 2월 22일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2019년 4월 10일의 착륙은 실패했다. 베레시트는 달 추락 시, 엄청난 생명력으로 유명한 곰 벌레 수천 마리를 달에 뿌린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12. ‘킬로그램’의 재정의

2019년 5월, 국제단위계인 미터(m), 킬로그램(kg), 초(s), 암페어(A), 켈빈(K), 몰(mol), 칸델라 (cd) 7가지 기본 단위 중 킬로그램, 암페어, 켈빈, 몰 4가지 단위가 다시 정의됐다. 킬로그램의 이전 정의는 “국제 킬로그램 원기(原器)의 질량”이었지만, 새로운 정의는 “단위 s-1·m2· kg(J·s와 동일하다)에 의한 표현으로, 플랑크 상수의 값을 6.62607015×10 ^ 34 로 정하는 것에 의해 설정된다”가 되고, 플랑크 상수를 통해 광자(光子)가 갖는 에너지 량과 관련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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