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와 도호쿠대의 실증실험에 사용된 양자암호 통신용 장치.
도시바와 도호쿠대의 실증실험에 사용된 양자암호 통신용 장치.

일본 도시바가 올해부터 도청이나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한 ‘양자암호기술’을 이용한 통신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이 회사는 기밀 정보를 다루는 정부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암호통신 이용료를 받는 사업 방식으로 이 서비스를 추진한다. 우선 미국에서 2020년 9월까지를 금융기관이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에 착수하고 단계적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양자(量子)암호는 빛의 입자(광자)에 암호화나 해독에 사용하는 ‘암호열쇠(키)’ 정보를 실어 전송한다. 광자는 외부에서 무단으로 읽으려고 하면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그 변화를 감지해 누설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토호쿠(東北)대학과 공동으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사람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한 게놈 데이터를 양자암호를 걸어 통신하는 실증실험을 전개해 기존의 광섬유에서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했다. 또한 여러 송수신 장치를 중계하는 방법으로 100킬로미터로 한정돼 있는 양자암호 통신 거리를 늘리는 기술도 개발했다.

양자암호 통신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2025년에 5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를 넘어 설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바는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도 양자암호 육성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암호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관련 시설 마련에 54억 엔(약 575억 원)을 투자한다.

현재 인터넷 등 정보통신에선 다양한 데이터가 암호화돼 교환되고 있지만, 슈퍼컴퓨터의 기능을 훨씬 뛰어넘는 양자컴퓨터가 실용화하면 지금 사용되는 암호는 간단히 해독될 수 있고 해킹에도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양자를 활용해 해킹이 불가능한 암호를 만드는 양자암호통신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올해 도쿄도(東京都) 고가네이(小金井)시에 연구거점을 마련키로 했다.

일본 정부가 조성하는 양자암호통신 연구거점에는 관련 특허 건수 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바와 NEC가 참여한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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