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 딥러닝 모델에 학습시켜 한약재 감별 정확도를 확인했으며, 감별 기술의 정확도는 최대 99.4%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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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가짜 한약재를 감별하며 약화(藥禍)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 이하 한의학연)은 5일 한약자원연구센터 최고야 박사와 동신대학교(총장 최 일) 한의학과 이숭인 교수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 딥러닝을 적용해 외형으로 구별이 어려운 한약재의 감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주목한 한약재로 으름덩굴과 식물인 으름덩굴의 줄기. 배뇨장애·부종·구내염 등에 사용되는 목통, 새모래덩굴과 식물인 방기의 줄기. 신경통·관절염·피부감각이상 등에 사용하는 방기, 관목통(등칡의 줄기)은 형태가 서로 비슷해 전문가가 아니면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특히 쥐방울덩굴과 식물에 주로 존재하는 발암인자로 신장기능 이상과 비뇨기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아리스톨로크산(Aristolochic acid) 함유로 관목통은 현재, 사용이 금지된 약재이다.

방기, 목통, 관목통의 절단면 비교(사진:하
방기, 목통, 관목통의 절단면 비교(사진:한의학연)

하지만 일부 고문헌에 관목통을 목통으로 기록해 동명의 한약재인 목통과 오인할 수 있어 시장 유통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확한 한약재 감별을 위해서 유전자 및 성분 분석시험을 활용할 수 있지만 시간, 공간, 비용 등의 제약으로 한약재 유통 시장에서는 육안을 통한 감별에 의존하고 있다. 더욱이 한약재 감별 전문인력 수의 점차적인 감소로 육안 감별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비전문가들도 가짜 한약재를 쉽게 감별할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을 찾고자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 기법을 활용한 한약재 감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우선 생물의 분류학상의 소속이나 명칭을 바르게 정하는 동정된 음편(한약 조제 원료로 이용되는 한약재 조각. 주로 절단 형태나 분말 형태) 조각들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약재별로 수백 장의 사진을 확보했다.

이후 해당 사진 정보를 딥러닝 모델에 학습시켜 한약재 감별 정확도를 확인했다. 감별 기술의 정확도는 최대 99.4%로 나타났다.

각 딥러닝 모델별 정확도(출처:한의학연)
각 딥러닝 모델별 정확도(출처:한의학연)

이는 질병치료에 쓰이는 식물계·동물계·광물계에서 얻은 물질인 본초(本草)를 연구하는 학문인 본초학(本草學)을 전공한 박사가 동일 사진을 육안으로 판정 했을 때의 평균 감별 정확도인 94.8% 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한약재 감별에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비전문가의 가짜 한약재 오용으로 인한 약화사고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연구팀은 한방의료기관, 원외탕전실, 한약재 유통 시장 등에서 보다 정확한 한약재 사용을 하도록 한약재 감별 스마트폰 앱 개발 등 후속 연구를 계획중이다.

한의학연 김종열 원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한약재 감별은 한의학과 인공지능의 융합 가능성을 잘 보여준 결과”라며 “향후 인공지능 한의사 개발 등 지속적인 한의학과 IT기술의 융합연구를 통해 미래의학을 선도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의학연 한약자원연구센터(센터장 문병철)는 ‘지속가능한 한약표준자원 활용기술 개발’과제를 수행하며 한약자원의 표준화와 과학화에 힘쓰고 있다. 이번 연구는 사람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는 한약재 형태감별을 디지털화·표준화하기 위한 기초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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