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한’ 日 중화학산업, AI·IoT로 재도약할까?
‘노후한’ 日 중화학산업, AI·IoT로 재도약할까?
  • 박현진 기자
  • 승인 2020.02.1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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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제철 및 정유 업체들이 디지털 투자를 통해 노후 설비의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제철 및 정유 업체들이 디지털 투자를 통해 노후 설비의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철, 정유 등 일본의 중화학산업에서 디지털 투자를 통해 노후 설비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JFE스틸이 오는 2022년까지 400억 엔(약 4000억 원)을 투입해 주요 생산 거점에 사물인터넷(IoT)을 도입키로 하고 JXTG에너지는 인공지능(AI)의 자율 운전을 개시하는 등 최근 들어 일본 중화학공업 업계에서는 노후 설비에 대한 디지털 투자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제철과 정유 관련 업체들이 가동한 지 40~50년 된 노후 설비를 안고 있으나 내수가 늘어나지 않아 신규 설비 투자를 감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산능력 감축과 병행하면서 디지털 투자로 국제경쟁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일본 제철산업은 2016년 시점에서 생산 설비의 80%가 가동한 지 40년을 초과하고 국내 22개 정유소도 모두 40년 이상이 경과하고 있다. 고도 성장기에 가동한 석유화학플랜트에서도 50년 이상인 곳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노후화에 기인한 생산 문제가 잇따라 일부 제철소에서는 제품 공급에까지 차질이 생기고 현장의 인력 부족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능력을 줄여나가는 한편으로 남는 시설에서 적은 인력으로도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대책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JFE스틸은 일본 국내의 약 100개소에 있는 주요 생산설비로 제철 관련 프로세스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 장치를 설치하고 차세대 이동통신 규격 ‘5G’를 지원하는 고속 통신설비도 도입한다. 현재 생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 분석할 수 있는 설비는 전체의 20~30%인데, 이를 2022년까지 90%로 높이는 게 목표다. 금년 중 생산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도 전년보다 70% 많은 약 3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IoT 도입을 통해 생산 공정의 온도와 속도 등의 수치 데이터를 세밀하게 수집한다. 이를 통해 설비 결함의 조기 발견과 예측, 제품 품질 안정 등을 도모한다. 앞서 IoT를 도입한 서일본제철소에서는 열연 공정의 자동제어를 통해 생산성을 1.5배로 높였다.

JXTG에너지는 가와사키정유소의 모의 플랜트에서 자율 운전의 실증시험을 시작했다. 온도나 압력 등 시설에 관한 수백 종류의 데이터를 AI의 심층학습 기술로 분석해 설비의 리얼타임 자동 제어, 인력이나 비용 절감 등을 도모한다. AI에 의한 정유소의 자동제어에서는 선구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호우 시에는 설비의 온도가 급격히 저하된다. 종래는 직원이 현장에서 조정했지만 시스템이 플랜트를 제어해 자동으로 변화에 대응한다. 조만간 실제 생산 설비 확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JXTG은 향후 3년간 AI 등의 연구개발에 수십억 엔을 들여 정확도를 향상시켜 나갈 방침이다.

화학업계에서도 디지털 투자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쓰비시케미컬은 5년 이내에 국내 16개 주요 생산거점에 AI 기반으로 설비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현장의 기술자가 일일 조업 기록과 센서가 수집한 플랜트 내부 온도나 압력 등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도구로, 우선 이바라키사업소에 도입했다.

아사히화성은 지난해 말 시가 현의 화학섬유공장에 생산 설비의 진동을 분석하고 문제를 예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 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공장으로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규제 완화 등으로 노후 설비의 고도화를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플랜트 내 드론 활용 가이드라인을 책정했고, 같은 해 4월에는 센서나 태블릿 등을 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는 방폭(防爆)규제의 틀을 결정했다. 11월에는 설비의 검사주기를 늘렸다.

일본의 석유화학산업은 생산시설 면에서 국제적으로 크게 뒤쳐져 있다. 한 예로 일본 국내에서 가장 최근에 가동한 정유소는 1975년 이데미츠흥산의 아이치정유소로 40년 이상이 경과하고 있다. 일본 당국(자원에너지청)의 추산에 따르면, 주요 정유소의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생산비용은 일본이 배럴당 50달러인데 반해, 인도는 44달러로 10% 이상 낮다. 석유화학 등에서 경쟁하는 한국·중국 기업은 최첨단의 대규모 플랜트를 구축하고 있어 일본 업체의 수출 경쟁 환경은 한층 어렵다.

그러나 내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본이 대규모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일본경제신문은 지적하며, 기존 설비의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IoT과 AI의 활용이 향후 경쟁력 향상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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