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채널당 100Gbps 기반의 광 송·수신 엔진을 이용해 표준 규격을 맞춰 400G급 속도를 달성한 것...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면적 데이터센터용 400G 광 송·수신 엔진 및 광소자’기술을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한영탁 책임연구원이 400G 광학송수신엔진에 사용된 반도체 광원 칩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ETRI)

이 기술을 적용하면 10만 명이 동시에 고화질 유튜브 영상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광 송·수신 엔진과 엔진 내 들어가는 광소자를 설계부터 제작 단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한 것이다.

데이터센터는 방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시설로‘컴퓨터 서버들의 호텔’로 불린다. 기존 데이터센터에는 주로 100Gbps용 광트랜시버가 사용되었다. 네 개의 채널을 이용해 25Gbps씩 전송이 가능했다. 레이저 다이오드(EML) 소자 4개가 들어간 방식이다.

연구진은 전송 속도를 4배 높여 채널당 100Gbps급 전송이 가능한 EML 소자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EML 광원 소자 4개와 광 검출기, 광 송신부, 광 수신부 등이 집약되어 총 400Gbps의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는 광 송·수신 엔진을 개발한 것으로 엔진은 기존처럼 광트랜시버에 내장해 사용도 가능하고 통신 장비 라인카드 보드 상단에 부착도 가능하다.

이렇게 채널당 100Gbps 기반의 광 송·수신 엔진을 이용해 표준 규격을 맞춰 400G급 속도를 달성한 것은 연구진이 세계 최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400G 광학송수신 엔진이 PCB 평가보드에 장착된 모습

특히 이번 개발한 광학엔진을 어른 손가락 하나 크기의 광트랜시버에 실장이 가능하다. 향후 상용화가 되면 광학엔진은 라인카드 하나에 64개가 장착될 수 있어 전송 속도뿐 아니라 처리 용량도 늘릴 수 있었다. 기존 통신 장비는 광트랜시버 32개를 전면부에 꼽는 구조로 이뤄져 있었다.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엔진은 통신 장비의 라인카드 상부에 최대 64개까지 부착할 수 있다.

그 결과, 한 통신 장비에 기존보다 전송 속도가 4배 높아진 광 송·수신 엔진을 2배 더 부착할 수 있어 총 처리 용량이 최대 8배로 늘어났다. 기존 처리 용량은 최대 3.2TB(테라바이트)였으나 연구진의 기술을 적용하면 최대 25.6TB까지 늘어난다.

기존에도 낮은 전송 속도 성능을 지닌 EML을 여럿 붙여 400Gbps급 광트랜시버를 개발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채널 수가 많아지면 부품 값이 비싸다는 부담이 있고 설계도 복잡해 소형화가 힘들다. 반면, 연구진의 성과는 한 채널당 전송 속도를 높이면서도 작고 단순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연구진이 400G 광송수신엔진에 사용된 반도체 광원 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한영탁 책임연구원, 윤석준 연구원, 이서영 선임연구원)

현재 5G 이동통신망 구축시 고속의 신호를 안테나까지 전달하는데 사용하는 25G EML의 경우, 전량을 일본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ETRI는 본 기술을 독자 개발, 특허를 출원했고 국내 광부품 업체들에게 이전하여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비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TRI 백용순 광무선원천연구본부장은“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400G 광 송·수신엔진과 핵심 광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국내 광부품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ETRI 연구진은 지난 8일부터 5일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광통신 학술회의 OFC 2020에서 본 기술을 발표해 기술력을 크게 인정받았으며, 향후 400Gbps를 넘어 1Tbps(테라)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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