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비 약 10억 배 향상된 민감도로 마이크로파 검출 가능... 양자컴퓨팅, 양자정보통신 등 차세대 양자정보기술에서 활용 기대

연구팀은 볼로미터의 소재와 구조 혁신을 통해 이 한계를 돌파했다. 마이크로파 흡수 소재로 반도체가 아닌 그래핀을 사용해 마이크로파 흡수율을 높였다.

포스텍(POSTECH. 총장 김무환) 물리학과 이길호 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파 세기를 이론적 한계인 1초간 측정기준 1아토와트(100경분의 1와트) 수준으로 검출할 수 있는 초고감도 검출기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미국 레이시온 비비엔 社, 하버드대학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스페인 바르셀로나 과학기술연구소, 일본 물질재료연구기구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전자기파의 한 종류로 전자레인지에 사용돼 우리에게 익숙한 마이크로파는 이동통신, 레이더, 천문학 등 폭넓은 과학 기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양자컴퓨팅, 양자정보통신 등 양자정보기술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알려지면서, 마이크로파를 초고감도로 검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현재 마이크로파 검출기로 사용되는 볼로미터는 마이크로파 흡수 소재, 흡수한 마이크로파를 열로 바꿔주는 소재, 발생한 열을 전기 저항으로 변환하는 소재로 구성되며, 전기적인 저항의 변화를 이용해 흡수된 마이크로파의 세기를 계산한다.

그러나, 볼로미터는 실리콘이나 갈륨비소 등 반도체 소자를 마이크로파 흡수 소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검출 한계가 1초간 측정 기준 1나노와트(10억분의 1와트) 수준에 머무는 등 정밀한 세기 측정이 불가능했다.

이길호 교수(왼쪽), 정우찬 석박사 통합 과정(사진:포스텍)

이길호 교수 연구팀은 볼로미터의 소재와 구조 혁신을 통해 이 한계를 돌파했다. 먼저 마이크로파 흡수 소재로 반도체가 아닌 그래핀을 사용해 마이크로파 흡수율을 높였다. 그리고 두 개의 초전도체 사이에 그래핀을 끼워 넣는 '조셉슨 접합 구조'를 도입해 그래핀에서 발생하는 전기 저항 변화를 10피코초(1,000억분의 1초)이내로 검출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파 검출을 이론적 한계인 1초간 측정 기준 1아토와트(100경분의 1와트) 수준으로 높일 수 있었다.

이길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양자 소자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기반 기술을 구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단위 시간당 몇 개의 마이크로파 광자가 흡수되는지를 측정하는 볼로미터 기술이나 현재는 마이크로파 광자 하나하나를 구별할 수 있는 단광자 검출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양자컴퓨팅 측정효율을 극대화하고 간접자원을 획기적으로 줄여 유용한 대규모 양자컴퓨터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레이시온 비비엔 社의 킨청퐁(Kin Chung Fong) 박사는 ” 우주의 기원을 연구하는 전파천문학 분야 및 암흑물질을 연구하는 입자물리학 분야에서도 이번 연구 결과에 뜻밖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기초과학 연구가 다양한 분야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했으며, 연구 결과는 차세대 양자정보기술 상용화를 위한 원천 연구로 인정받아 지난달 30일(영국 현지시간) 최상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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