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발명자로 인정할지, AI가 한 발명의 소유권은 누가 가질지 등의 문제와 AI가 한 발명은 어떻게 보호할지...

(왼쪽부터) 김용래 특허청 청장, 유럽 특허청안토니오 깜피노스 청장(사진:본지DB)

1995년에 설립된 미국의 상상엔진(Imagination Engines)의 설립자 겸 CEO이자 AI 개발자인 스티븐 테일러(Stephen Thaler)는 자신의 인공지능 '다부스(DABUS)'로 알려진 '통합 지각의 자율 부트스트랩을 위한 장치'가 자신도 모르는 발명을 스스로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말 전세계 16개국에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이 인공지능 다부스는 매개변수 최적화가 아니라 무수한 인공신경망 간의 연결에 의해 형성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다. 즉,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생성할 수 있는 광범위한 인공 신경 아키텍처로 완전히 새로운 AI 패러다임이다.

이 다부스에 대한 특허에 대해,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미국, 영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현행 특허법상 자연인만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AI가 발명자로 기재된 테일러 교수의 특허출원을 거절하였다.

그러나 호주 특허청의 거절결정에 대해 지난 8월 호주 연방법원에서는 독특한 호주 특허법 규정과 유연한 해석을 통해 AI를 발명자로 인정하는 최초의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에서 호주 연방법원은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고, 인간이 아닌 발명자를 배제하는 조항도 없으며, ‘inventor’는 elevator와 같이 발명하는 물건으로도 해석 가능하다며, 판결한 것이다.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 특허청은 AI도 발명자가 될 수 있는지의 검토는 생략한 채, 형식적 심사만을 거쳐 지난 7월 특허를 부여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특허등록 전에 특허청에서 실체 심사를 하지 않는 특이 제도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우리나라 특허청도 디지털 IP 포럼 등을 통해 다양한 이슈를 계속 논의하고 있었지만, 이처럼 AI 발명자 이슈가 국제적인 이슈로 급부상함에 따라, AI가 한 발명을 특허로 보호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미지:본지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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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도 AI를 발명자로 인정할지, AI가 한 발명의 소유권은 누가 가질지 등의 문제와 AI가 한 발명은 어떻게 보호할지를 보다 다각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한 가운데 김용래 특허청 청장은 7일, 오후 5시 특허청 회의실에서 유럽특허협약에 의하여 설립된 유럽 특허청(EPO, European Patent Office) 안토니오 깜피노스(António Campinos) 청장과 화상으로 청장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양 청장은 인공지능, 영업방법(Business Method) 등 컴퓨터 또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발명(CII: Computer Implemented Invention, 이하, 컴퓨터 관련 발명)에 대하여 양 청의 심사기준과 사례를 비교·정리한 보고서를 8일 오전 9시 일반에게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보고서에는 컴퓨터 관련 발명에 대한 양 청의 출원절차와 방법, 분아별 심사기준의 적용사례 등이 포함되어 있어 출원인들이 동 보고서를 참고할 경우, 출원 및 심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동 보고서에는 컴퓨터 관련 발명에 관한 양 청간 심사기준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향후 국제적으로 통일된 심사기준을 논의할 때, 참고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양 청장은 향후 2년간의 중점협력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특허헙력 추진계획에도 서명하였다.

계획에는 인공지능 발명의 명세서 기재요건에 대한 공동연구, 심사관의 역량제고를 위한 교육협력, 특허행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인공지능 활용방안 논의 등 다양한 내용이 반영되어 있어, 양 청간의 긴밀한 협력이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최근 인공지능 등 컴퓨터 관련 발명에 대한 출원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적 심사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협력은 출원인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특허청과의 협력을 시작으로 다른 주요국 특허청들과의 교류를 점차 확대하여 인공지능 등 컴퓨터 관련 발명의 심사기준에 관한 국제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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