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형우, 박경덕 교수,구연정 석박사통합과정(사진:포스텍)
(왼쪽부터) 이형우, 박경덕 교수,구연정 석박사통합과정(사진:포스텍)

양자역학이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로 제작된 영화 '앤트맨'에서 주인공은 어떻게 작은 몸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낼 수 있을까?

앤트맨의 슈트에는 작은 신호도 크게 증폭하여 처리하는 ‘트랜지스터’가 달려 있다. 이때, 기존 방식대로 전기 신호를 증폭하는 트랜지스터를 이용하면 열 에너지가 손실되고, 신호전달 속도가 제한되어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한계를 극복하여 작고 가벼우면서도 열 손실 없는 고성능 슈트를 제작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와 구연정 석박사통합과정, 러시아 ITMO대 바실리 크랍초프(Vasily Kravtsov)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종접합반도체에 존재하는 층내엑시톤과, 층간엑시톤을 활용하여 기존 트랜지스터의 한계를 극복한 ‘나노 엑시톤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 개요
연구 개요

반도체 물질이 빛을 내게 하는 ‘엑시톤’은 전기적으로 중성인 상태에서 빛과 물질 간 전환이 자유로워 발열이 적은 차세대 발광소자나 양자 정보통신 광원 개발의 핵심이 된다. 서로 다른 반도체 물질을 두 층으로 쌓아 만든 이종접합반도체 내에는 두 가지 종류의 엑시톤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수평 방향성을 가진 층내엑시톤이고 다른 하나는 수직 방향성을 가진 층간엑시톤이다.

두 엑시톤이 방출하는 광신호는 서로 다른 빛과 지속 시간 그리고 결맞음 시간을 갖고 있다. 그래서 두 광신호를 각각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면 2비트 엑시톤 트랜지스터를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빛의 회절한계와 더불어 이종접합반도체물질의 불균질성과 층간엑시톤의 낮은 발광효율 때문에 층내엑시톤과 층간엑시톤을 나노 공간에서 제어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반도체 물질을 나노 탐침으로 눌러 엑시톤 나노공간제어 원천기술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엑시톤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 탐침에 비추는 빛의 편광에 따라 엑시톤 밀도와 발광효율을 원격 제어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나노 광공진기와 공간광변조기를 결합한 위 방식의 최대 장점은 반도체 물질의 물리적 손상을 최소화하며 가역적으로 엑시톤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빛’을 이용한 나노 엑시톤 트랜지스터를 이용하면 방대한 양의 정보를 빛의 속도로 처리하면서도 열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어느새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온 인공지능(AI)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 후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제시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분야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연구는 데이터 폭증 시대에 새로운 데이터 처리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의 제1저자인 구연정 씨는 “나노 엑시톤 트랜지스터는 인공지능에 의해 생성된 데이터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광학 컴퓨터 실현을 위한 핵심 구성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나노엑시토닉 트랜지스터를 위한 나노공진기 내 반데르발스 이종접합물질(Nanocavity-integrated van der Waals heterobilayers for nano-excitonic transistor-보기)'란 제목으로 지난달 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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