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조정호 교수

연세대학교(총장 서승환) 화공생명공학과 조정호 교수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의공학과 웨이 가오(Wei Gao)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온-젤 시냅스 소자의 이온 거동 현상을 광 가교제 반응을 통해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최근 우리 뇌의 데이터처리 구조인 시냅스의 가소성(plasticity)을 모사해 뇌처럼 학습할 수 있는 뉴로모픽(neuromorphic)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전기적 신호의 흔적(기억)을 토대로 비정형 데이터의 패턴을 인식하고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뉴로모픽칩의 효율과 활용성을 높일 소자 제작 및 학습기술이 소개됐다. 광 가교제 반응을 통해 인공 시냅스 소자의 장기 가소성 특성을 반복된 학습 없이도 물리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인공 시냅스 소자는 인체 시냅스와 같이 단기 가소성(Short-term plasticity)과 장기 가소성(Long-term plasticity) 특징을 모두 보이며, 뉴로모픽 칩을 비롯한 각종 인공지능 장치에서 정보처리 장치 및 기억 장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소자가 장기 가소성 특성을 보이기까지 반복된 전기 자극이나 높은 입력 전압이 필요하다. 이는 인공지능 장치의 전력 소모량 증가, 처리속도 지연과 방대한 사전 입력 데이터의 필요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 시냅스(STS)와 장기 시냅스(LTS)의 선택적 정의로 유연한 아날로그형 연산이 가능하다. (A와 B) 시냅스 소자의 개략도. 시냅스 소자의 (A) STP와 (B) LTP를 보여주는 모식도. (C) 광화학 반응을 통해 선택적으로 가교된 유기 시냅스 채널. (D) LTS와 STS로 구성된 소형 아날로그형 연산기의 개략적인 데모. 
단기 시냅스(STS)와 장기 시냅스(LTS)의 선택적 정의로 유연한 아날로그형 연산이 가능하다. (A와 B) 시냅스 소자의 개략도. 시냅스 소자의 (A) STP와 (B) LTP를 보여주는 모식도. (C) 광화학 반응을 통해 선택적으로 가교된 유기 시냅스 채널. (D) LTS와 STS로 구성된 소형 아날로그형 연산기의 개략적인 데모. 

이에 연구팀은 고분자 가교제를 활용하여 유기 반도체 채널 사이에서 이동하는 이온의 거동을 제어함으로써 반복 학습 이후 나타나는 인공 시냅스 소자의 장기 가소성 특징을 물리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에 성공했다.

핵심은 고분자의 광 가교 반응을 통한 고분자 반도체의 자유 부피를 제어한 것이다. 이온-젤을 활용한 고분자 반도체 소자의 전기적 특성은 이온이 고분자 채널의 자유 부피를 통해 이동함으로써 나타나는데, 광 가교제 분자를 고분자 사슬에 결합해 이온 이동을 물리적으로 제어한 것이다.

나아가, 연구진은 물리적으로 구현된 장기 특성 인공 시냅스와 단기 특성을 보이는 인공 시냅스를 조합하여 상황에 따라 다르게 동작할 수 있는 논리회로를 제작하고 여기에 단순화된 헬스케어 알고리즘을 이식했다. 인공지능 장치를 단순화하는 한편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술의 대중화를 향한 실마리도 찾아낸 것이다.

조정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면적 용액공정이 가능한 고분자 반도체와 이온-젤을 이용하므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전자기기로의 폭넓은 응용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헬스케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재구성 가능한 아날로그 유형 연산자 개발을 위한 물리적으로 정의된 장기 및 단기 시냅스(Physically defined long-term and short-term synapses for the development of reconfigurable analog-type operators capable of performing health care tasks-다운)'란 제목으로 지난 5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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