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영상 1,200건 분석해 '3차원 컨볼루션 신경망'을 이용해

배경:지스트, 편집:본지
배경:지스트, 편집:본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인공지능과 법률을 접목한 ‘리걸테크(Legal Tech)’ 분야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교통사고 상황에 대한 공간적, 시간적 인지 능력에 더불어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과실 비율 평가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례가 거의 없다.

교통사고 과실 비율 평가와 관련된 분쟁은 매년 10만 건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변호사 5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건당 약 75일에 걸쳐 심의하는 등 천문학적인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고 있다.

여기에,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총장 임기철) 기계공학부 이용구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서 교통사고 과실 비율을 평가하는 데 성공했다.

(왼쪽부터) 이용구 교수, 이성재 박사과정
(왼쪽부터) 이용구 교수, 이성재 박사과정

이 기술을 활용하면 보험업계에서는 기초적인 역학조사에 투입되는 전문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변호사의 분쟁 심의를 지원할 수 있다. 분쟁 심의에 소요되는 기간도 획기적으로 단축 가능하다.

소비자 역시 사고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분쟁 제기를 하지 않아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나아가 이 기술은 CCTV 영상 분석을 통한 범죄 예방 및 분석, 자율주행 안전 예방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영상 1,200건을 분석해 '3차원 컨볼루션 신경망((3D Convolutional Neural Networks. 이하, 3D CNN)을 이용해 교통사고 과실을 평가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블랙박스 영상은 사고 상황에 대한 정보를 그대로 담고 있으므로 주관적 관점이 없는 인공지능이 사고 과실을 평가하면 가장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통사고 과실 평가 기술 개념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통사고 과실 평가 기술 개념도

사고 영상을 분석하려면 차도, 차선과 같은 ‘공간 정보’와 사고 차량의 움직임과 같은 ‘시간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야 하므로, 연구팀은 동시 분석이 가능한 3D CNN 기술을 활용했다.

기존의 인공지능 영상 분석 기술은 주로 달리기나 수영과 같은 반복적인 움직임을 분류하는 방식이었나, 사고 영상에서는 시간에 따라 차선 변경과 추돌 같은 다양한 움직임을 조합해 최종 사고 과실을 결정해야 한다.

연구팀은 사고 관련 정보를 시간에 따라 누적한 후, 누적된 정보를 분석하여 최종 사고 과실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모델 구조와 최종 결과 예시
인공지능 모델 구조와 최종 결과 예시

이용구 교수는 “이제 인공지능이 인식을 넘어 법률적 판단을 하는 시대가 올 것이며, 인간은 인공지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유지하지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성과는 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사고 심의를 자동화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가 주도하고 이성재 박사과정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JCDE(Journal of Computational Design and Engineering)에 '3차원 컨볼루션 신경망을 이용한 교통사고 시 분할 책임 평가(Split liability assessment in car accident using 3D convolutional neural network-다운)' 란 제목으로 지난 6월 2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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